Hyoseok Kim.

아무튼, 집을 읽고

집은 항상 그곳에 있다.
울음을 참으로 돌아올때도, 기쁨을 한가득 안고 돌아올 때도
어떤 날이든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.

수 많은 집들 중에서 내 집이 되어준 집,
이름을 지어주며 애정을 쏟을 수록 더 감사할 수 있고, 삶을 열심히 사랑할 수 있다.
나도 이름을 지어줘야지.

지금까지 지나온 집들, 지나온 동네, 지나온 사람들을 떠올려본다, 감사해진다.
집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.

갈무리

  • 울 일이 생기면 어린 시절 처럼 집으로 와 울었다. 울다가도 밥을 지었다. 다시 괜찮아 질 수. 없을것 같은 참담한 마음도 식욕 뒤로 가만 물러나는 순간이 있었다.

  • 이삿날엔 무슨 이유로든 크고 작게 슬퍼지기 마련

  • 이 넓은 세상, 많고 많은 집 중에서 기어코 내 쉴곳이 되어준 집. 나를 품어준 집. 그런 집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중요하다.

  •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맘이 이상하게 평화로웠다. 어쩌면 이 작은 고양이가 내 인생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지도 모르겠다. 그런데 그것도 괜찮을것 같았다. 그런 불확실성을 감수하는게 진짜 살아가는 일이아닐 까도 싶었다.

  • 집이 어떤 선이 될 때가 있다.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대와 나 사이를 가르는 선.

  • 여분을 많이 소유하지 않는 여행자의 마음

  • 누군가와 한 방을 쓰다 보면 존재만으로 서로를 침해하는 때가 생긴다. 어쩌다 방을 독차지한 시간에도 룸메이트의 부재와 귀환을 의식한다. 누군가는 모르는 나만의 시간이나 사소한 비밀이 허용되지 않는다. 그때마다 배우고 느꼈다. 외로울 수 없다는 건 진짜 외로운 거구나

  • 내가 살고싶은 날이 어느날 갑자기 내 앞에 도착하지 않는다는 걸, 이렇게 울며불며 살아낸 만큼만 앞으로 간다는 걸 깨닫게 된 날이었다.